1464번째 온게임넷의 경기.
의미없는 숫자와 반대로 어마어마한 의미를 담았던 경기.
그러나 언제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을 증명했던 온게임넷의 경기들.
그리고 1464번째 경기 초반 3마리째의 프로브가 비명횡사하는 광경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곧 그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오버로드 드랍에 의해 깨진 멀티.
상식이라는 관점에서 모든 이의 머릿속은 GG의 타이밍이 임박해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상식을 깨는 것이 혁명가.
그가 3.3이라는 숫자를 스타 역사상 가장 의미있는 수로 만들어 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의 의미를 이 경기로 보여주게 된다.
역.사.상. 이런 플.저.전.은. 없.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커세어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육되는 오버로드들.
한 치의 타이밍도 어긋나지 않는 셔틀드랍과 지상 병력의 움직임.
그리고 그는 상식을 깨어버렸다.
경기장에 GG라는 말이 울려퍼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그저 감탄만 할뿐.
해설이 필요가 없었다.
눈으로 기적을 목격하기만 하면 될뿐.
두번의 기적은 없겠지. 그리고 시작된 1465번째 경기.
정.말 기.적.은. 없.었.다.
마재윤의 입장에서
경기는 시청자들의 눈이 따라가지 못할만큼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고
마재윤은 김택용의 화려함을 쫓아가기 바쁠 뿐.
그는 경기 내내 김택용의 화려함에 압도당하는 면만을 보여줬다.
마재윤이 약해서 진게 아니라 김택용이 너무 강할 뿐.
마재윤은 '본좌'가 아닌 '저그'임을 보여주며 역사상 가장 멋진 플저전을
자신의 손으로 GG를 치며 끝내게 된다.
그리고 그는 본좌시절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보이며 쓸쓸한 퇴장을 한다.
그러나 오늘 이 경기를 본 모든 사람들은 마재윤이 못해서 진게 아님을 알 고 있을 것이고
우리가 본 최고의 경기들을 되뇌이며 흥분할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김택용은 '본좌'라는 말로 규정할 수 없는 진정한 '혁명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