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8:30-9:00라는 시간은 MBC로썬 난공불락의 지점이다.
어떤 훌륭한 물건을 내놓더라도 KBS의 고정층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은 습관적으로 그 시간대에 KBS의 일일연속극에 고정할뿐이다.

21세기 이후 이시간대를 MBC는 거의 포기하다시피했다.
몇번 정도 이 시간대를 장악한 기억이 있다.
'임성한'이라는 작가의 자극적인 일일극에 의해.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임성한은 SBS로 잠깐 외도를 했고 그사이 MBC는 비참해질정도로 이 시간대에 참패를 한다.
물론 외부적인 영향도 있었다.
그때가 한창 황우석으로 인한 MBC 안티현상이 두드러질때였을 것이다.
결국 MBC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일일 연속극을 7:30-8:00시간대로 옮기고 8:00-8:30분 시간대에 시트콤으로 승부를 거는 초강수를 띄우게 된다.

그리고 첫번째 실험은 시청률에선 비록 졌지만 성공적으로 진입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 작품이 바로 거침없이 하이킥이었고 아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을때조차
 30%를 넘겨본 기억은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해 깨달았던 사실은 KBS의 일일연속극에 관성적으로
채널을 고정하는 층이 30%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하나는 그 시청률의 맹점이다.
그 30%라는 시청자들은 어떠한 화제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시장가치를 지니지도 못하다.
KBS 일일 연속극은 시청률이 높을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폐인들을 만들어내지도 못하며
깜짝스타를 만들어 내지도 못한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틈새 전략을 펼쳤던 MBC 시트콤은 열세의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열광적인 평을 받게된다. 엄청난 화제를 몰고다녔고 연말 시상식에서도 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그 시트콤을 통해 몇 명의 신인 배우들은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리고 MBC의 고민이 시작된다.
틈새전략은 성공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첫번째 성공은 그 한계점조차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즉 거침없이 하이킥같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조차 시청률면에선 고전을 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런 부담감은 MBC에게 무리하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장기적으로 끌고가는 방법을 취하게 되었고
꽤 잘만들어졌던 거침없이 하이킥은 거침없이 시트콤의 퀄리티가 무너져 내려가게 된다.

그이후 MBC는 자신들의 장기였던 청춘 시트콤 논스톱을 만든 맴버들에게 이자리를 맡긴다.
그렇게해서 두번째 김치 치즈 스마일이라는 작품이 이 시간대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한 실패로 끝나고 채 1년을 못버틴체 김치 치즈 스마일은 조용히 종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3번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황하게 이야기했지만 코끼리에 대해서 할말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글을 쓴 이유가 새로운 시트콤에 대한 감상보다는 이시간대에 대한 MBC의 애증의 역사에 대한 고찰정도로
썼는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새로운 시트콤 역시 거침없이 하이킥의 성공이 가져온 유산을 그대로 가져간다.
가족이 사는 집이라는 공간과 학교 두가지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트콤.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홈드라마 시트콤
적인 성격과 멜로를 기반으로 하는 청춘물의 결합.
그러나 진부하다.
김치 치즈 스마일 역시 똑같은 전략을 펼쳤고 실패했다.
연기 잘하는 중년층과 참신하고 비쥬얼 이쁜 신인 배우들
글쎄 새로운 화제를 만들 수 있을지 조금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1,2편을 감상한 현재는
조금은 버거워보인다.

그것을 보면 시트콤의 연출자의 재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MBC에겐 김병욱과 노도철이 다시 한번 필요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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