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머리도 아프고 모처럼 밤에 동네 주변으로 산책을 나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아파트 단지인데다가 우리 집 있는 쪽이 거의 아파트 단지의 끝부분이라 조금만 걸어가도 도로가 나오는데 그 도로만 건너면 조그마한 공원이 있다. 요즘은 여름이라 그런지 밤 11시가 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근데 우리집에서 그 공원쪽으로 건너는 신호등 맞은 편, 그러니까 공원의 입구쯤엔 언제나 낡은 트럭하나가 서 있었는데 거기선 언제나 무뚝뚝한 얼굴을 한 체 떡볶이, 순대 따위를 파는 아저씨 한분이 있었다. 사실 맛도 그렇게 없었고 보통 늦은 시간이 아니면 공원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인상 좋게 생긴 부부가 함께 트럭 노점상에서 떡볶이를 파는 곳이 있었기에 그 아저씨가 하는 포장마차 트럭은 그렇게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그 부부의 가게는 언제나 사람이 많아서 준비한 재료를 금방 해치워서인지 저녁 늦게쯤 되면 슬슬 장사를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하였고  밤쯤에 야식을 사러 나가는 길에 그 도로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몇몇 밤늦게 퇴근하던 회사원들이나 야식을 해결하려는 손님들이 드문드문 그 아저씨의 가게로 오곤 했다. 그래도 사람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닌건 5분만 내려가면 바로 대학가가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예전에 타고난 게으름을 가진 가족들 덕분에 몇번 그 아저씨네 떡볶이나 순대를 사러 온적이 있었는데 역시나 그럴때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예의 경상도 사투리로 손님을 맞는 그런 인상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오늘 산책을 하러가는길에 왠일인지 그 아저씨네 포장마차 트럭이 보이지 않는다. 항상 조그마한 2차선 도로 맞은 편에 위치하던, 그리고 공원 입구라는 좋은 자리를 차지한 탓에 한번에 눈길을 끌던 그 아저씨의 트럭이 보이지 않으니 공원으로 향하는 입구가 왠일인지 휑해보인다. 그냥 공원을 한바퀴돌고 온 나는 공원 입구랑 가장 가까운 밴치에 앉아 뒤로 돌아 그 트럭이 언제나 있던 장소를 가만히 응시했다. 트럭이 있던 도로의 모서리 갓길엔 아무런 흔적도 없었고 사람들도 지나가지 않았다. 근데 기분이 왠지 묘하다.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머릿속에 이런 의문이 맴돌았다.  

" 우리 동네 떡볶이 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 오늘 방문자) (- 어제 방문자) (- 총 방문자)
*s e a r c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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