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예능들은  실로 복잡한 한국 사회에서  현재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현상들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예능은 과거 문화의 유산들을 꺼내서 정리하면서 한편 마케팅과 문화의 협업을 시도해 내고 있다.


 1. UV 신드롬.

 만약 마케팅을 전공하는 이가 있다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예능.- 마케팅 기획의 성공적인 콜라주.- 페이크다큐멘터리 형식을 가미한 이 20분남짓한 케이블 코메디는 꽤나 대담하고 모험적인 발상으로 가득차 있다.한국에서 대중 문화와 광고 마케팅의 협업은 계속해서 시도되어왔고 유효화된 시도들도 존재했었다.-우리도 비교적 잘아는 애니콜의 뮤직비디오 캠폐인은 이효리와 애니콜 둘 모두에게 커다란 성공을 가져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러한 방식의 협업들이 이루어졌지만 애니콜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렇기에 UV신드롬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마케팅적 방법론을 제시한것만으로도 꽤나 신선하다라고 볼 수 있다.

 한 가수와 케이블 방송국 전체와의 협업. 그와중에 자신의 쇼핑몰을 홍보하는 대담함까지. 유세윤은 사업가로써도 타고난 홍보 역량을 지닌 인물로 보인다. 특히 2화에서 시도되었던 실제 홈쇼핑을 통한 음반 판매 전략은 비록 실질적인 유효화된 음반판매를 가져오진 못하겠지만 케이블 방송국내의 협력 쇼핑몰 채널로써의 브랜드를 강화시키는데 훌륭한 공헌을 했고 이러한 방식이 비단 음반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써 발전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할수 있겠다.

 한편 UV 신드롬을 주목하는건 UV 신드롬이 비단 새로운 마케팅적 발상뿐만 아니라 UV에서 시도되고 있는 문화적인 가치 때문이다. 여태까지의  예능이 대부분 현 시점의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었다라면 UV의 음악은 거의 완벽하게 90년대 문화를 재현해내고 있다.

 이는 UV에 열광적인 문화소비자들인 1980년대 전후 세대들이 예전의 세대와 다르게 자신들의 문화를 끊임없이 추억하고 재생산해내며 이를 현대적으로 끄집어내는것을 주저하지 않기때문이다.  그 세대들에겐 X세대혹은 Y세대라는 타이틀과 함께 대중문화를 주도했던 세대로써의 자부심이 묻어있으며 그들은 자신들이 문화 소비자로써 주도권을 가졌던 시대를를 현재에 꺼내오는데에 주저함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비단 UV  신드롬 뿐 아니라 현재 가장 핫한 예능인 무한도전에서도 이어진다.


2. 무한도전.

 만약 지금 가장 대단한 예능프로그램을 뽑으라면? 주저없이 난 무한도전을 뽑을 것이다. 반면에 무한도전은 그대단함 덕분에 예능으로써의 본질을 망각했다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즉 예능을 보고 편안한 웃음이 무한도전에서 발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라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빠심으로 가장 웃긴 예능프로그램을 뽑는다해도 무한도전을 뽑겠지만.-

 어쨌든 무한도전은 근 5년동안 한번도 쉬지않고 앞을 향해 질주해왔고 포맷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 와중에  비난과 비판 역시 커져왔고 그 주 대상인 김태호 피디에 대한 호불호 역시 커져왔던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데 이젠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그에겐 표절이라는 꼬리표가 뒤따르며 실제로 무한도전의 성공한 피디라는 이름 이전에 일밤의 프로그램을 맡으며 표절시비로 인해 하차한 경력도 있다.  그러나 그가 무한도전에서 시도했던 아이템들만 보고 표절이다라고 매도하기엔 지나치다라는 생각이다. -무한도전의 표절에 대한 논란에 대해 예전 3-4년전쯤에 정상적인 비평의 영역으로써의 역활을 했던 디씨 코메디갤에 쓴적이 있는데 지금 찾기는 아마 불가능할꺼같아 이에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다시 프로그램으로 돌아와  무한도전은 다시 한번 대단한 모험을 감행했다. 예능 대국 일본에서도 대담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잇는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 그리고 프로그램을 9차례 나눠 방영하는 미니씨리즈로써의 시도까지. 물론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할 건 바로 무한도전이 시도한 프로레슬링이라는 아이템 그자체일것이다.

 UV신드롬에서도 이야기했던 내용이지만 한국사회에서 가장 문화적인 발전과 복잡함이 나타나기 시작한 90년대 그 일부로써 프로레슬링 역시 자리잡고 있기때문이다. 즉 무한도전이 시도했던 프로레슬링은 한국적인 혹은 한국사회에서 인기있었던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에 대한 붐을 다시 조성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물론 부과적으론 이러한 목적이 없진 않을 것이다. 90년대 문화의 한부분을 차지했던 WWF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했다.

 즉 본격적으로 문화를 소비하고 세계의 발전으로 인한 문화 공동화를 맛본 80년대 전후 세대들을 다시 티비 문화 소비자로써 브라운관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라고 봐야하는게 옳다고 본다. 물론 현재도 이 80년대 전후 세대는 기존 세대들이 직장 가정을 가지면서 문화적인 현상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을 겪는데 반해 자신들이 하고 싶어하는 문화를 소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고 영화나 음악 책같은 다양한 문화의 주 소비 계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세대들에게 티비란 이제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시청하는 게 아닌 능동적으로 자신이 보고싶어하는 부분만을 골라서 시청하는 영민함을 지닌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국, 일본의 다양한 문화를 거리낌없이 받아 들이는 이러한 세대들에게 한국 지상파티비가 가진 컨텐츠가 '닥본사'를 이끌어내는 퀄리티를 가지고 경쟁하기란 여간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향수를 이끌어낼만한 이러한 시도들은 살아남기 위한 한국 예능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렇게 예능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발전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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