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결국 시간의 개념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한다는 것은 시간의 개념 자체를 무효로 하는 것이다, 모든 기억은, 제아무리 그 대상과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 기억을 머리속에 떠올리는 바로 그 순간, 지금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뭔가를 더 많이 회고하면 할수록, 두뇌는 원래의 경험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을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기억은 단순 재생이 아니라 재창조이기 때문이다. 

- 데이비드 마추켈리, 아스티리오스 폴립 중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치 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 있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 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 것이다.

- 소설가 신경숙




노력할 필요조차 없다
인간들은 자기네 삶과 밤, 그리고 낮을 그저 앞으로 밀고 나아가고만 있었다. 삶은 인간들에게 모든 것을 감춘다. 인간들은 자신들이 내는 소음에 파묻혀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그들은 아예 개의치도 않는다. 도시가 크면 클수록, 또 높으면 높을수록, 그만큼 인간들은 매사에 개의치 않는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그 사실을 분명히 전한다. 내가 직접 시도해 보았다. 노력할 필요조차 없다.

-셀린느, 밤끝으로의 여행




한 사내가 스페인행 기차 일등칸에 탔다. 놀랍게도 그의 옆자리에는 파블로 피카소가 앉아 있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내 옆자리의 대가에게 말을 건넸다. "세뇨르 피카소! 당신은 정말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그런데 당신 작품이나 현대미술은 왜 그토록 뒤죽박죽인가요? 그렇게 비틀고 왜곡하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릴수 없나요?" 피카소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물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어떻게 생긴 걸 말하나요?" 남자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지갑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여기요. 이렇게요. 이건 제 아내입니다." 피카소는 사진을 들여다보고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댁의 아내는 아주 작은 데다가 평평하군요."

-세스고딘 린치핀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커트보네커트 제5 도살장




단순함을 성취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신중한 감축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정제작업은 사려깊고, 계산적이면서, 동시에 가능하고 적절해야 하며,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접근방법은 어떤 디자이너에게나 가장 근본적인 도구가 된다.

존 마에다


Memo :: 2011. 3. 25. 12:34 IN-/memo rand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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