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편은 정말 이런말이 생각나게 했다.

'쓸데없이 고퀄'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한덴 이분이 있었다.


그는 음악의 신일뿐만아니라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개그의 신으로도 거듭났다.



정재형. 그가 오늘 보여준 무대는 은둔해있던 음악고수 -그것도 삐리리 불어라 재규어에 나오는 피리를 불꺼같은  우스꽝스런 모습의-가  느닷없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외모와는 전혀 다른 무대를 보여주며 관객과 평단을 벙찌게 하는 광경을 연상시켰다.

 
대중들의 안목이 지향하는 바와 반대되는 그리고  같이 출현한 정형돈까지도 그의 음악을 희화화한것은 다분히 김태호 피디가 의도한바가 있어보인다.

 애초에 정재형의 음악은 예능에 어울릴것이 아니었고 너무나 높은 완성도때문에 이후 무한도전의 가요제기획에 부담이 될게 뻔하고 이를 감안한 편집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이런 편집의도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6팀조차 기존의 대중가요를 위협하는 수준의 음악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무한도전 가요제 기획은 무한도전으로썬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바다,그리고 길.



바다의 솔로앨범을 들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건 그녀의 보컬리스트로써의 재능이 묻히는게 아쉽다라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밝은 성격이나 착한 성격은 쇼비즈니스적인것에 어울리지 않았고 그녀는 그녀의 "매드"한 음악과는 달리 얌전한 사람이다.

그런 그녀에게 이번 가요제를 캐스팅해줄수있었던건 순전히 무한도전 맴버내에서 작곡이 가능한 길이 있었기 때문이고 김태호 피디역시 이러한 계산속에서 이 둘을 짝지어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너지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결과로 이어졌다. 무한도전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김태호피디의 대중문화에 대한 분석력 그것을 바탕으로하는 다소 무모해보이는 기획이, 그리고 그의 통제범위 이상을 넘어가는 순간에도 꽤나 훌륭한 결과물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건 그의 타고난 운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운 역시 재능이라는건 부인하지 못하겠다.


김태호 피디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내가 볼때 가장 위험했던 기획으로 보였던게 저 둘이었고 근데 막상 나온 결과물을 보곤 오히려 더 감동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기획에서 GD와 박명수의 곡은 예상했던 그대로 요즘 대중음악의 가장 핫한 트렌드인 YG스런 곡 그 자체였기때문에 감흥이 덜했다랄까...

 
이런점은  소위 ' 이런 무대에서 놀 줄안다는꾼들로 이뤄진  싸이와 노홍철의 무대도 비슷했다. 아마 개인적으론 이들의 무대가 젤 무난했다라는 느낌에  워스트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리고 스윗소로우와 10센티는 비록 앞의 두팀에 비해선 덜하지만 그래도 꽤나 안정적인 조합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태호 피디가 이 둘을 섭외하면서 생각했던 기획의 방향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무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스윗소로우와 정준하의 무대는 가요제의 '장르'적 다양성을 획득하면서 기계음악속에서 인간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고 그속에서 정준하의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 괜찮은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10센티와 하하의 무대 역시 대중문화에 대한 마니아적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김태호 피디의 성향에서 온것으로 인디에서 가장 떠오르는 밴드인 10센티를  하하를 아마도 적절하게 믹스매치시켜보자는 기획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그 결과물 또한 어느정도 대중들에게 인디에도 대중음악보다 더 '팝'스런 음악들이 존재함을 알렸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이적과 유재석.
내가 무한도전의 90%만 보고 이 글을 쓰고 있었다면 아마도 실망한 이가 둘 있었을 것이다.


첫번째는 유재석.

이적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천재형작곡가이자 순발력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라디오 dj를 하면서 생긴 타고난 언변과 재치는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에서도 많은 것을 뽑아낼수 있는 인물이었기에  유재석과 붙이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꽤나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것에는 이적이라는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음악적 다양성에도 기인한다. 그는 비록 패닉이후 솔로앨범에서 다소 컨템포러리적인 발라드를 다수 작곡하는 인물로 오인받지만 그의 패닉앨범에서의 음악적 다양성, 그리고 카니발,긱스등을 통해서 보여준 능력들을 생각하면 단순히  그런 음악을 하기엔 끼가 넘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전 방송을 통해 보여진 이적과 유재석의 조합은 생각보다 유재석이 바라는 음악이 이적의 가치를 뽑아내기엔 역부족이다라는 느낌이 들었고 오랫동안 탑mc를 지켜온 사람치고는 알맹이가 부실하다라는 느낌을 받게할정도로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고작 뽑아낸게 디스코라니. 물론 생각보다 이적의 감각. 디스코를 펫샵 보이적 느낌으로 뽑아낸것에는 만족하지만 이러한 향수,복고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이미 UV가 보여준것이 훨씬 훌륭했었고 우리나라에서 명실상부한 예능 탑 MC와 천재작곡가가 만난 결과물치곤 시원스럽지않다라는 생각을 했기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압구정날라리'가 아닌 그나마 이적의 발라드스러운 곡을 불러주길 원했는데 아무래도이러한 가요제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않다라는 판단에 빼버린 건가하고 아쉬웠었다.


다행히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오해가 풀렸지만...


이 무대를 방금보면서 느꼈는데 김태호pd는 참 영악하다. 만들어진 결과물을 어떤식으로 배치해야 가장 시너지가 클지 잘알고 있단 생각이 든다.

무한도전이 7인의 무대이지만 언제나 메인은 유재석이어야 하고 유재석의 파트너인 이적이 만든 두곡중 한곡을 제일 마지막에 배치. 그것도 가요제에 대한 서사가 깔려있는 발라드라니..  결국 감동을 하게 만든다. 앞에서 유재석을 깐 내가 민망하게시리...

그래도 하던 말은 마져해야겠다.


+ 이적.

지금은 내가 한국가요는 1년에 두서너개 들을 정도로 안듣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내 아이돌은 '이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김동률
에 열광하고 HOT에 열광할때 패닉은 나에게 보석같은 존재들이었고 그속에서 이적은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자유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내가 바라는 모습과는 다른 음악을 하고 있었고 그렇게 서서히 그의 음악과는 멀어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한때는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써 다시 한번 이적의 "끼"가 발휘되는 그런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총평:

 
무한도전은 이미 기획에서 다른 예능과는 수준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7팀의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한팀 한팀마다
치밀한 계산이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의 결과물을 피디가 통제하긴 힘들기에 정말 이렇게 120%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무한도전 제작진,출현자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완성도 있는 예능을 만들수있는 추진력,그리고 운. 어쨌든 무한도전은 나에게 공부,그리고 자극을 주는 예능임에 틀림없다. 


ps. 무도를 보니 한때 고작 예능출현에 자격논란이 일고 그럴때마다 가수의 수준을 운운하는 모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지금은 정작 가수의 무대보다 출현자들의 뒷이야기만 흥하는 그 프로그램이 자랑하는 무대보다 무한도전의 자신을 스스로 희화화 시키고 우스꽝스럽게 하는 무대가 훨씬 완성도 있게 느껴진다는게 나에겐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마지막 공동수상의 장면, 그리고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즐기는것이라는 메세지는 다분히 이 프로그램을 향해있다라는게 느껴지는데 이런점은가끔 김태호피디에게서 느껴지는 시의적절한 풍자와 약간은 지나친 편집의 양면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기억해야 할것

이적과 정재형. 무한도전을 만드는 이들의 노력.


(- 오늘 방문자) (- 어제 방문자) (- 총 방문자)
*s e a r c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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